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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해답을 주지만 정답은 예수” 김철웅 목사가 말하는 알려지는 교회
“우리 교회가 사라지면 주민들이 아쉬워할까” 지역사회 속 교회 존재 이유 다시 물어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11-04 22:57

본문

프로그램보다 관계, 홍보보다 삶으로 증명되는 교회 강조

“저는 ‘해답’과 ‘정답’을 구분합니다. AI를 통해 해답은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해답을 통해 결국 정답인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가야 합니다.”

김철웅 목사(군포교회)는 AI 시대 목회의 역할을 ‘해답’과 ‘정답’의 차이에서 찾았다. 『목회트렌드 2027』에서 교회 문화와 성육신적 목회를 다룬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I가 목회자의 역할을 대신하기보다 오히려 무엇이 변할 수 있고 무엇이 변하지 않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에게 해답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해결책이다. 반면 정답은 상황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기준이다.

“요즘 성도들은 이미 자기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아서 옵니다. 주변 사람에게 묻기도 하지만 AI로 상담하고 정리해서 오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거기에 복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죠. 해답은 성도들이 목회자 없이도 어느 정도 찾습니다. 목회자는 정답인 예수를 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AI 시대는 정답이 사라진 시대라기보다 개인이 질문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해답을 찾아가는 시대”라고 봤다. AI가 제공하는 수많은 해결책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복음의 기준에서 분별하도록 돕는 것이 목회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교회가 있어 내 삶이 조금 더 나아졌는가”

김 목사가 교회를 바라보는 질문도 여기서 출발한다. “우리 교회가 없어진다면 지역주민들이 아쉬워할까요.”

그는 초등학교 앞 한 문방구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아이들이 폐업하지 말아 달라는 쪽지를 붙였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아이들에게 문방구는 물건만 사는 곳이 아니었다. 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신을 알아봐 주고 말을 건네던 관계의 공간이었다.

“문방구는 원래 물건을 사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그곳에는 인간적인 관계가 먼저 있었던 거죠.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군포교회 가까이에 살아서 내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웠고 깊어졌고 유익이 있었다’는 생각이라도 주민들에게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복음까지 심겨진다면 지역사회 안에서 교회의 역할을 한 것이고요.”

그가 말하는 첫 번째 기준은 거창하지 않았다. ‘유익’이었다.

군포교회는 화요일마다 지역주민들에게 국수를 제공하고 경로대학도 운영한다. 김 목사는 “국수를 드시러 오는 분들이 교회가 없어지면 ‘이제 국수 먹으러 갈 곳이 없어지는구나’라는 아쉬움이라도 느낀다면 그것도 시작”이라고 말했다.

“먼저 일상의 삶에서 나눔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 관계도 없는데 어떻게 처음부터 영적인 것을 나누겠습니까. 교회가 있어 내 삶에 유익이 있었다는 경험이 먼저 들어가고, 그다음에 ‘한번 교회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는 것이죠.”

“우리에게 복음이어도 이웃에겐 소음일 수 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교회가 없어진 데서 찾지 않았다. 교회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밖으로 흐르지 않는 데 있다고 봤다.

군포교회 주변에는 주택이 밀집해 있다.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 소리가 그대로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환경이다.

“우리는 금요일에 뜨겁게 예배드리고 은혜받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앞 주민에게는 그게 소음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복음인데 그들에게는 소음인 거죠. 우리들만 좋아서는 안 됩니다.”

교회 안에서 받은 은혜가 밖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주민을 위한 음악회와 음식 나눔, 경로대학,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카페 같은 공간을 김 목사가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목사인 저도 다른 교회 문을 그냥 열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안 믿는 사람은 더 어렵겠죠. 교회가 ‘우리만의 공간’이라는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흐름이라고 봅니다.”

예배와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지가 아니라 그 안에서 받은 것이 사람과 지역을 향해 흘러가고 있는지가 교회를 판단하는 기준이라는 말이다.

문화와 복음의 경계도 결과에서 찾았다. “CCM 찬양예배를 드리고 나왔는데 ‘재미있었다, 스트레스 풀렸다’만 남는다면 일반 공연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지고 ‘신앙생활을 잘해야겠다’는 고백이 생겼다면 다른 것이죠.”

설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설교를 듣고 ‘목사님 말 참 잘하네’만 남는다면 강의를 들은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오늘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구나’가 남아야 진짜 설교를 들은 것이죠.”

세상과 비슷한 형식을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그 과정이 어떤 신앙의 고백과 삶의 변화를 남겼느냐가 복음의 성육신과 문화적 동화를 가르는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김 목사가 문화목회에서 인문학적 접근을 강조하는 것도 결국 사람 때문이다.

“목회가 사람이더라고요. 세상사도 사람이고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안 됩니다.”

신학이 하나님을 말하더라도 그 은혜를 받는 대상은 사람이다. 사람의 감정과 관계, 언어와 서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복음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알리는 교회에서 알려지는 교회로

김 목사는 작은 교회가 대형교회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목회 세미나에 가면 ‘우리 교회는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작은 교회는 오히려 절망하고 돌아올 때가 있어요. 거기는 사람도 있고 자본도 있고 예산도 있으니까 가능한 겁니다.”

작은 교회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의외로 단순하다고 했다. “‘당신 옆에 우리 교회가 있습니다.’ 그것부터 알려야 합니다. 매일 지나가면서도 저 건물이 교회인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양말 하나를 받았든, 떡 하나를 받았든, 도움을 받았든 ‘저 교회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경험이 쌓이면 달라집니다.”

교회 홍보와 브랜딩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SNS를 포함해 할 수 있는 홍보는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교회가 자신을 설명하는 말과 주민들이 실제 경험한 모습이 달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스스로 ‘사랑이 넘치는 교회’라고 하는데 주변에서는 맨날 싸우는 교회로 알고 있다면 안 되는 거죠. 주변 사람들이 듣는 소문과 교회가 말하는 모습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그는 이것을 ‘알리는 교회’와 ‘알려지는 교회’의 차이로 설명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알려진 내용을 알리는 겁니다. 사람들이 이미 ‘그 교회가 이런 일을 한다더라’고 알고 있는데 교회가 그것을 알리면 ‘맞아, 거기가 그런 교회지’가 되는 거죠.”

이 대목은 마케팅에서 말하는 ‘보랏빛 소’와 ‘핑크펭귄’의 관점으로도 읽어볼 수 있다. 『보랏빛 소가 온다』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이야기할 이유가 있는 차별성을 말한다면, 『핑크펭귄』은 비슷한 경쟁에서 조금 앞서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자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교회에 적용하면 질문은 단순해진다. 더 큰 행사, 더 좋은 카페, 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이 지역에서 이 교회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이는 김 목사가 말한 ‘알려지는 교회’와도 맞닿는다. 자신을 특별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경험을 통해 존재 이유가 확인되는 교회다.

AI는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을 빠르게 찾아준다. 교회가 그 속도와 정보량으로 AI와 경쟁할 수는 없다. 김철웅 목사는 그보다 다른 곳을 바라봤다. 사람의 일상에 들어가 관계를 만들고, 교회 안에서 받은 은혜를 밖으로 흘려보내며 그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 정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가 처음 던진 질문이 결국 마지막에도 남는다. “우리 교회가 사라진다면 지역주민들이 아쉬워할까.” 교회가 아니라 지역주민의 입에서 그 답이 나올 때, ‘알리는 교회’는 ‘알려지는 교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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