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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WEA 서울총회 검증 시리즈 ③] 논쟁 넘어 협력으로... WEA와 한국교회, 무엇을 함께할 것인가
제자훈련 국제화·박해받는 교회 연대... 구체적 과제 남겨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5-11-26 02:40

본문

종교통합 논란, 공식 문서로 본 실체

포용주의 논란, WEA 신학은 어디 서 있나

한국교회, WEA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이번 기사)

WEA 서울총회를 둘러싼 신학 논란이 정리되면서(1, 2편 참조), 한국교회가 던져야 할 질문이 바뀌고 있다. ‘종교통합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어떻게 세계 복음주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인가. 제자훈련 국제화, 박해받는 교회 연대, 글로벌 사우스 협력 등 구체적 과제들이 한국교회 앞에 놓여 있다.

주연종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WEA 신학의 큰 틀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가 앞으로 WEA와 대화하며 반드시 점검해야 할 질문들이 있다.

첫째, 가톨릭·WCC와의 공식·비공식 대화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WEA는 공적 이슈(인권, 종교자유, 평화)에서는 다른 종교·교단과 협력한다. 한국교회가 우려하는 지점은 협력의 경계가 신학적 혼합으로 넘어가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WEA 측은 2025년 상반기 중 아시아 지역 자문회의를 열어 협력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WEA 내부 리더십 구조와 재정 투명성 문제다. 175년 된 국제 조직인 만큼 리더십 선출 과정, 지역 대표단 권한, 예산 집행 구조는 지속적인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교회가 향후 재정 후원이나 사역 파트너십을 확대할 경우, 이러한 구조적 투명성은 필수 전제 조건이다.

셋째, 교류 기준이다. 누구와 어디까지 함께할 것인가? 국가별 회원 자격 심사, 교단 간 협력 기준, 제자훈련·선교 프로그램의 신학적 검증 등이 한국교회의 안전장치와 연결된다.

이러한 질문은 WEA를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국제 협력을 위한 기본 검증 과정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제자훈련 국제화, 구체적 로드맵 나와

논쟁과는 별개로, 이번 서울총회가 보여준 미래의 흐름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교회는 이미 세계교회에서 선교력·교육 시스템·제자훈련 모델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서울총회는 이를 국제화하는 가능성을 열었다.

주연종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2026년 카타르 제자훈련 세미나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중동 지역 목회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형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며, 이를 아시아·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를 제자훈련 국제화의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WEA는 현재 171개국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이번 총회에는 그 중 124개국이 참석했다. 한국교회의 강점인 제자훈련 모델이 이 광범위한 네트워크 위에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지 문화와 교회 상황에 대한 이해, 한국식 모델의 일방적 이식이 아닌 현지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해받는 교회 연대, UN 차원으로 확대

박해받는 교회를 위한 국제 연대도 강화된다. WEA는 현재 UN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억류 한국인 선교사 3명의 문제를 정식 의제로 제기하고 있다.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이 UN에 제출됐으며, 국제 인권 단체들과의 공조도 진행 중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앞으로 국제 인권·종교자유 어젠다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교회가 단독으로 제기하기 어려웠던 북한 인권 문제를, 171개국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사회에 제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 것이다.

남반구(글로벌 사우스)의 부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번 총회 참석자 931명 중 650여 명이 아시아·아프리카·남미 출신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래 기독교의 중심이 이미 남반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교회는 이 지역과의 협력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다. 서구 선교사들과 달리 식민지 역사의 부담이 없고, 급속한 산업화와 교회 성장을 경험한 모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교 전략, 신학교육, 목회자 훈련, 평신도 사역 등에서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WEA2025년부터 남반구 중심의 신학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며, 한국의 여러 신학교와 선교단체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의해야 할 4가지 지점들

그러나 협력 가능성과 함께 주의해야 할 지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국제 네트워크 참여 시 신학적 기준선을 명확히 유지하는 것이 첫째다. 협력이 교리적 타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성경관, 구원론, 성윤리 등 핵심 교리에서는 어떤 양보도 있어서는 안 된다.

둘째, 한국교회 내부의 합의 과정이다. WEA와의 협력이 일부 교단이나 단체의 독단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투명한 정보 공유와 폭넓은 의견 수렴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번 총회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충분한 소통 없이 진행된 국제 협력은 불필요한 논란만 키울 수 있다.

셋째, 과도한 낙관이나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 국제 협력은 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넷째, 문화적 차이와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국식 모델을 일방적으로 이식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현지 교회의 필요와 상황을 존중하는 겸손한 자세가 요구된다.

검증과 협력,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서울총회와 서울선언은 WEA가 여전히 복음주의 신학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국제 복음주의 네트워크 안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동시에 여전히 검증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협력 범위의 명확화, 조직 투명성 강화, 신학적 기준선 유지 등이다.

WEA 서울총회는 한국교회에 두 가지 과제를 남겼다. 신학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 검증과, 제자훈련과 선교 협력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검증과 협력, 두 가지 모두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한국교회의 과제다.

[시리즈를 마치며]

WEA 서울총회를 둘러싼 3편의 검증 시리즈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명확하다.

총회 의제에 종교통합 내용은 없었다 - 공식 아젠다와 핸드북 분석 결과, 가톨릭·이슬람과의 통합 논의는 전혀 없었다. 논란은 문서가 아닌 프레임에서 비롯됐다.

WEA 신학은 역사적 복음주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공식 신앙고백과 서울선언문은 예수 유일성, 성경 무오성, 동성애 반대 등 복음주의 핵심 교리를 명확히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검증과 협력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 신학적 투명성을 확보하면서도, 제자훈련 국제화와 박해받는 교회 연대 등 실질적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

프레임이 아니라 사실을 보고, 감정이 아니라 문서를 읽는 것. 이것이 한국교회가 세계 복음주의와 건강하게 동역하는 출발점이다.

서울선언문 전문과 WEA 공식 신앙고백은 WEA 공식 홈페이지(www.weaseoulg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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