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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차별금지법 논쟁 10년…한국교회 전략은 바뀌어야 하나
반복 발의–광장 집회–입법 저지…10년간 이어진 교계 대응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3-1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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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수 목사 법에는 법, 언론에는 언론, 집회에는 집회

정치 구조·유권자·교육까지 장기 전략 필요성 제기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논쟁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법안은 여러 차례 국회에 제출됐고, 한국교회는 대규모 집회와 여론전을 통해 이를 막아왔다. 그러나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교계 내부에서는 이제 전략 자체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국회의원 10명만 동의하면 발의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제출돼 왔다. 법안 내용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기본적인 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반면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교계 대응은 전국 집회, 기자회견, 세미나, 캠페인 등 상당한 조직력과 재정이 투입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이러한 상황은 입법 구조의 비대칭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안 발의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가능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사회적 대응에는 훨씬 더 큰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법안이 제출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대규모 대응이 이루어지는 구조가 고착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차별금지법 논쟁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장기적으로 이어진 입법 논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법안은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에는 교계와 시민단체의 조직적인 반대 운동이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특별위원장인 박한수 목사는 최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러한 상황을 반복되는 입법과 반복되는 대응의 구조라고 진단했다.

박 목사는 입법 환경 자체를 바꿀 수 있다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회 구조에서는 그 길이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회 내 기독교 의원들의 역할 부재를 문제로 지적했다.

박 목사는 현재 22대 국회에도 여야를 합쳐 약 80명 정도의 기독교 의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차별금지법 문제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국회 내부에서 법안을 애초에 막아내지 못하니 결국 거리 집회 외에는 뚜렷한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집회 중심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전략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법에는 법으로, 언론에는 언론으로, 집회에는 집회로 맞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대응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집회가 단순히 수세적인 대응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집회 과정에서 다양한 전략과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사회적 관심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치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가진 영향력, 즉 성도들의 표를 바탕으로 국회의원들을 직접 설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국회 안에서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을 정확히 설명하고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 차원의 대응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박 목사는 각 지역 목회자들이 연합해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다가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지역 정치 구조 안에서의 압박이 실제로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언론 환경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그는 현재 주요 언론 환경이 기독교에 우호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독언론이 꾸준히 이슈를 다루면 성도들의 인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이러한 흐름이 형성되면 여론의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내부의 교육과 설교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 목사는 정교분리를 정치에 대한 침묵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성경에는 사회와 정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낸 선지자들의 전통이 있다성도들이 성경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분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설교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별금지법 논쟁을 단기적인 입법 문제로 보기보다 장기적인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논의는 정치 영역뿐 아니라 교육, 문화, 언론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장기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는 세력도 오랜 시간 공부하고 사람을 키우며 언론과 교육 영역에 영향을 미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역시 정책 연구와 교육, 인재 양성 등 장기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장학금을 조성하고 깨어 있는 젊은 세대를 후원해 30, 40년 이후의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논쟁이 장기화되면서 한국교회의 대응 방식 역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장 집회 중심 대응이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와 함께, 정치 구조와 사회 환경 전반을 고려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차별금지법 논쟁이 앞으로도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논쟁의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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