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한교총 사무총장 인선, ‘교단 안배’ 아닌 실무 역량이 기준 돼야
한국교회 대표성의 시험대… 전략적 조율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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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새로운 사무총장 인선을 앞두고 있다. 이번 인선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한교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공적 리더십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교계 안팎에서는 “이번만큼은 교단 안배나 인맥이 아니라 실무 역량과 시스템의 연속성이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교총은 짧은 역사 속에서도 사무총장의 기획력과 행정력이 기관 운영의 핵심 동력이 되어 왔다. 만약 역량 검증 없이 교단별 안배로 인선이 이뤄진다면, 한국교회는 지난 세월 값비싼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한교총은 2020년 주무관청을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전하며 법적·실질적 대표성을 확보했지만, 과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지녔던 상징적 무게감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한교총의 공신력은 결국 사무총장의 실무 역량과 전략적 리더십에 달려 있다. 따라서 사무총장은 단순한 행정 처리자가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과 현장 감각을 갖춘 전략형 리더여야 한다. 이번 인선은 교단장의 의중을 대리할 인물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공적 신뢰를 회복할 ‘최고 전략 책임자’를 뽑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한교총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무총장에게 세 가지 역량이 요구된다.
첫째, 포괄적 차별금지법,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등 사회 현안에 대응할 전문성과 대사회적 분석력이 필요하다. 단순한 반대 성명에 머물지 않고, 여론 조사와 법리 분석을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제시해야 한다.
둘째, 저출산, 기후위기, 세대 단절 등 국가적 과제에 대해 복음주의적 관점의 공공 담론을 주도할 비전이 요구된다. 정치 이념의 편향을 넘어서, ‘출산 사명 운동’, ‘창조세계 돌봄’ 등 실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정부와 시민사회와의 협상력과 실행력을 갖춘 실무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교회의 잠재력을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행정 경험과 인맥, 정책 조율 능력이 축적되어야 한다. 이런 경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에, 후임자를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적 인계 구조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한국교회의 고질적 문제인 ‘인맥 중심 인사’로의 회귀다.
교단 안배를 우선시한 인사는 지난 몇 년간 한교총이 정부와의 협의, 코로나19 시기 공권력 대응 등을 통해 쌓아온 행정적 신뢰와 정책 노하우를 단절시킬 수 있다.
따라서 한교총은 현 사무총장의 임기 종료 후에도 1~2년의 인계 기간이나 연임 제도를 도입해, 조직의 안정성과 시스템 연속성을 제도화해야 한다.
사무총장은 내부적으로는 교단 간의 이견을 조율하고, 외부적으로는 정관과 절차에 따른 투명 행정을 통해 기관의 신뢰를 세워야 한다.
‘인맥 중심 인사’는 결국 한국교회가 지난 세월 극복하지 못한 전형적 병폐의 반복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교회는 사회의 분열과 불확실성 속에서 예언자적 사명과 공적 책임을 함께 감당해야 한다.
이번 한교총 사무총장 인선은 단순한 자리 매김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사회 속에서 신뢰받는 공적 리더십의 복원을 이루는 과정이다.
한교총이 특정 교단의 이해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미래를 섬길 ‘전략적 조율가’를 세우려고 할 때, 한국교회의 신뢰와 대표성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