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차 킹덤컨퍼런스 ①] “청년을 모으지 않고 돌려보낸다”
황성은 목사 “컨퍼런스의 팬 아닌 출석교회의 제자 세우는 것이 목표”
본문
30명 개척교회서 시작해 55회까지…“부흥은 분위기가 아니라 순종으로 증명”
대형 청년집회는 대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 행사가 끝난 뒤 얼마나 많은 참가자가 남았는지로 성과를 평가한다. 참가자를 회원으로 묶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집회의 영향력을 하나의 조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55회를 이어온 킹덤컨퍼런스는 정반대의 원칙을 말한다. “우리는 참가자를 킹덤컨퍼런스의 회원이나 팬으로 붙들어 두지 않습니다.”
황성은 오메가교회 목사는 그 이유를 운영 전략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신학적 태도에서 찾았다. 컨퍼런스가 사람을 소유해서는 안 되며, 은혜를 경험한 청년은 자신이 속한 지역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황 목사는 킹덤컨퍼런스를 “청년과 다음세대가 은혜를 경험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속한 교회의 부흥을 섬기는 제자로 세워지는 자리”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왜 또 하나의 청년집회가 필요했을까. 킹덤컨퍼런스는 무엇을 남기기 위해 55회까지 이어져 왔을까.
질문1. 왜 또 하나의 청년집회를 시작했나?
킹덤컨퍼런스의 출발은 대형 집회 기획이 아니었다. 황 목사는 소년원 캠프와 목회자·선교사 자녀를 섬기는 PK·MK 사역을 감당하던 중 교회를 개척했다. 첫 여름을 앞두고 교회 성도들과 어떤 수련회를 준비할지 새벽에 기도하다가, 자기 교회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한국교회를 섬기라는 부담을 품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2013년 여름 첫 킹덤컨퍼런스가 열렸다. 당시 오메가교회는 30여 명이 모이는 작은 개척교회였지만, 첫 행사에는 약 350명의 청년과 다음세대가 참여했다.
장비가 부족해 여러 곳에서 빌려야 했고, 재정적 부담도 컸다. 개척교회가 감당하기에는 위험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세션이 시작되기 전부터 금식하며 예배를 기다렸고, 새벽이 밝도록 기도했다.
황 목사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작은 팀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순종 위에 길을 여시는 장면을 직접 경험했다”고 회고했다.
첫 출발부터 목표는 오메가교회의 성장에 있지 않았다. 컨퍼런스에서 은혜를 받은 청년들이 각자의 교회로 돌아가 기도와 예배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었다.
질문2. 55회까지 이어진 힘은 무엇이었나?
행사는 새로움을 잃으면 쉽게 사라진다. 강사와 프로그램이 반복되고, 운영진이 지치며, 참가자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황 목사는 킹덤컨퍼런스가 55회까지 이어진 이유를 ‘순종’이라고 답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부르심을 다른 누군가의 몫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순종이었습니다.”
결과가 기대와 다르더라도 하나님이 주신 말씀에 순종하는 것 자체는 실패가 아니라는 믿음을 붙들었다는 것이다. 다음세대가 영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면 누군가는 다시 불을 지펴야 하고, 그 필요를 자신들에게 보여주셨다면 자신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무대 위 강사보다 보이지 않는 자리의 청년들을 55회의 주역으로 꼽았다. 폭우 속에서 우비 한 장을 입고 물품을 옮긴 청년, 무더위와 불편한 시설 속에서도 참가자의 필요를 먼저 살핀 기숙사 스태프, 모든 일정이 끝난 뒤 마지막 짐 하나까지 챙긴 섬김이들이 있었다. 황 목사는 “이름 없는 순종들이 55차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킹덤컨퍼런스가 청소년과 청년에게 가장 중요하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황 목사의 답은 의외로 짧았다. “교회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유명한 설교자와 뛰어난 예배팀을 만나는 것이 신앙의 전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앙은 유명한 무대를 따라다니는 데서 완성되지 않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심으신 교회와 목회적 관계를 귀하게 여기며 그 공동체의 부흥을 섬기는 삶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킹덤컨퍼런스가 세우고 싶은 사람은 컨퍼런스의 팬이 아니라, 자기 교회의 기도와 예배와 사역을 책임지는 제자입니다.”
이 원칙 때문에 킹덤컨퍼런스는 행사가 끝난 뒤 참가자를 독자적인 조직에 묶지 않는다. 컨퍼런스에서 받은 은혜와 결단을 담당 목회자와 리더에게 나누고, 지역교회의 예배와 기도, 전도와 섬김의 자리로 돌아가도록 안내한다.
이후 목양과 신앙지도는 각 교회의 목회자에게 맡긴다. 컨퍼런스가 개교회의 권위를 대신하지 않겠다는 원칙이다. 황 목사는 “우리의 메시지가 ‘네 교회를 사랑하라’인데 정작 컨퍼런스가 참가자를 계속 붙들고 있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문4. 그렇다면 후속 사역은 없는가?
참가자를 붙잡지 않는다고 해서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아니다. 킹덤컨퍼런스는 지역교회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세 가지 통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은혜를 경험한 성도들이 해외 사역의 섬김이로 참여하도록 돕는 해외 킹덤컨퍼런스, 참여 교회 목회자들이 서로의 영성을 돌보고 다음세대를 위해 중보하는 킹덤리더스포럼, 요청한 교회의 규모와 관계없이 예배팀과 메신저가 찾아가 함께 예배하는 킹덤워십투어다.
공통점은 모두 사람을 오메가교회로 데려오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는 데 있다. 은혜를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세우고, 각 지역교회의 기도와 예배가 다시 살아나도록 돕는 구조다.
질문5. 왜 위로보다 ‘영적 패배주의’를 문제 삼나
황 목사는 오늘날 다음세대가 겪는 여러 문제 가운데 ‘영적 패배주의’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할 수 없고, 교회도 달라질 수 없다고 미리 단정하는 태도입니다.”
상처의 회복과 위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복음은 상처받은 자신을 보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복된 사람을 다시 제자와 사명자로 세우는 것이 복음의 다음 단계라는 것이다. 실제 변화의 사례도 소개했다.
광주의 한 교회는 청년들이 친교 중심의 수련회에 익숙해져 있었다. 새로 부임한 부목사가 예배와 기도 중심의 수련회를 제안하자 부담과 반대도 있었다. 그러나 킹덤컨퍼런스에 참여한 뒤 청년들이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다음 차수에 다시 참석했다. 갈등이 깊었던 공동체에서는 회개와 화해가 일어났다는 간증도 전해졌다.
황 목사는 이를 다음세대가 단순한 돌봄의 대상을 넘어 다시 교회의 주체로 설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부흥이라는 말은 흔히 참석자 수나 교회 성장의 숫자로 이해된다. 황 목사는 숫자의 성장이 부흥의 열매일 수는 있지만, 부흥 자체를 숫자로만 정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부흥은 ‘교회와 다음세대의 영적 온도가 다시 올라가는 것’이다. 기도에 불이 붙고,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예배와 헌신의 자리에 사람이 일어나는 것이다. 전도와 선교가 시작되고, 새로운 기도모임과 선교적 공동체가 세워지는 것도 부흥의 열매다.
“부흥은 분위기가 아니라 순종으로 증명됩니다.” 컨퍼런스에서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행사가 끝난 뒤 기도하는 공동체, 헌신하는 공동체, 전도하는 공동체, 다른 사람을 다시 세우는 공동체가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구미의 한 교회에서는 킹덤컨퍼런스에 꾸준히 참여한 10대들에게 기도의 불이 붙었다. 금요기도회 마지막까지 남아 기도하는 청소년들이 생겼고, 지역 내 20여 개 학교에서 기도운동이 시작됐다는 간증도 전해졌다.
황 목사는 “가장 큰 기쁨은 참가자 숫자가 늘어나는 일이 아니라, 참여한 교회의 청년부가 살아나고 청년들이 새벽예배와 기도회를 깨우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7. 강사와 예배팀은 어떤 기준으로 세우나?
청년집회는 유명 강사와 찬양팀의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킹덤컨퍼런스는 문화적 인지도나 무대 장악력만으로 강사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 목사는 먼저 한국교회 안에서 영적 유산을 이어온 선배 세대의 말씀 사역자를 세우고, 동시에 다음세대에게 말씀을 심어줄 삶의 열매가 있는 메신저를 발굴한다고 설명했다.
선정 기준은 “그 사람이 무엇을 물려받았고, 무엇을 다음세대에게 물려주려 하는가”다. 교회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인지, 실제 삶과 사역 안에 영적 유업이 흐르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문화적 형식에는 문을 열어둔다. 청년과 다음세대의 언어를 이해하는 음악과 표현 방식, 새로운 문화적 시도도 수용한다. 그러나 회개와 거룩, 십자가와 순종, 교회와 선교라는 중심은 양보하지 않는다. 황 목사는 이를 “형식은 열어 두되 본질은 지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질문8. 킹덤컨퍼런스는 무엇으로 남으려 하나?
황 목사는 킹덤컨퍼런스가 한 시대의 유명한 행사로 기억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바라는 것은 각 교회 안에 기도와 선교의 불씨를 남기고, 다음세대를 지역교회의 일꾼으로 돌려보내는 부흥운동이다. 패배주의와 안일함에 잠든 교회를 깨우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순종하는 제자와 사명자를 일으키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다.
8월 1일 오전 세션에서 황 목사는 참석자들에게 “당신에게 최고의 교회는 하나님께서 당신을 심어주신 교회입니다.”라고 말했다.
55회를 이어온 킹덤컨퍼런스는 더 많은 사람을 자기 이름 아래 남겨두기보다, 더 많은 청년을 각자의 교회와 삶의 자리로 돌려보내려 한다.
컨퍼런스가 커지는 것보다 지역교회가 살아나는 것, 참가자가 팬으로 남는 것보다 제자로 돌아가는 것, 감동이 오래가는 것보다 순종이 시작되는 것.
이것이 황성은 목사가 밝힌 킹덤컨퍼런스의 존재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