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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목사 유훈 “(순복음영산신학원) 따로 유지하라”
민장기 총동문회 성명, 순복음영산신학원 ‘사기업화’ 주장… 설립자 유훈과 정면 충돌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6-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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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복음영산신학원을 둘러싼 정통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민장기 목사 명의의 총동문회 성명서가 최근 발표됐다. 성명서는 순복음영산신학원이 “특정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현 운영진이 교단을 탈퇴하고 신학원 설립정신과 정통성을 훼손했으며, 사기업처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명서의 핵심 주장은 故 조용기 목사가 생전 남긴 녹취록과 2016년 순복음영산신학원 이사회 결과보고서 내용과 충돌한다. 조 목사는 이 학교를 “하나님이 세우라 해서 세운 학교”라고 규정했고, 총회 차원의 접수·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이 학교를 따로 세워 따로 유지해 나가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누가 신학원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다. 설립자 조용기 목사가 이 학교를 어떻게 이해했고, 무엇을 지시했는지다. 민장기 목사 명의 성명서의 1~6번 주장을 조 목사의 발언과 대조해 보면, 성명서가 내세운 ‘정통성’ 프레임은 적지 않은 의문을 남긴다.

1. “교단 직영 신학교육 기관으로 설립” 주장… 조용기 목사는 “하나님이 세우라 해서 세운 학교”라 했다

민장기 목사 명의 성명서 1번은 “순복음영산신학원(구, 순복음신학원)은 1986년 3월 조용기 목사께서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 교단의 직영 신학교육 기관으로 설립하고, 성경교육과 영성훈련을 통하여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사역자를 양성하는 목표를 가지고 개설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학원 측은 이 주장이 실제 운영 구조와 다르다고 반박한다. 순복음영산신학원은 총회 직영으로 운영된 적이 없으며, 설립 이후 이사회가 구성돼 운영되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명서가 ‘교단 직영’이라는 표현을 전제로 신학원의 정통성을 교단 소속 여부에 묶는 것은 실제 운영 체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순복음영산신학원의 설립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로 하여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및 4차원의 영성 등 희망의 신학을 전하는 데 힘쓰며, 성령 충만한 지도자를 양성하여 국내외 전인구원의 복음화에 기여하는 데” 있다. 이는 이 신학원이 단순한 일반 신학교육 기관이 아니라, 조용기 목사의 신학적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세워진 기관임을 보여준다.

조용기 목사의 생전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2016년 7월 23일 순복음영산신학원 이사회 결과보고서에는 조 목사의 뜻으로 “학교의 이사회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사회는 책임지고 이런 일을 처리하라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는 민장기 성명서가 전제한 ‘교단 직영’ 주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조 목사가 남긴 운영 원칙의 핵심은 총회나 특정 교회가 아니라, 이사회 책임 운영과 학교 존속이었다.

이 발언은 순복음영산신학원의 출발점이 행정조직의 편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명’에 있다는 조 목사의 인식을 보여준다. 따라서 성명서가 ‘교단 직영’만을 강조해 현재 신학원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신학원의 실제 운영 구조, 설립목적, 설립자의 발언 전체 맥락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2. “교단 탈퇴·마크 변경·사기업 운영” 주장… 조용기 목사의 핵심 지시는 “따로 유지”였다

성명서 2번은 “현재 서울특별시 신월동에 소재한 순복음영산신학원 운영진은 본 교단을 탈퇴하고 본 교단의 직영 신학원의 마크를 바꾸어 버리고 신학원 설립정신과 정통성을 훼손하고 사기업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문장이 성명서 전체의 핵심이다. 현 운영진을 ‘탈퇴’, ‘마크 변경’, ‘정통성 훼손’, ‘사기업 운영’이라는 네 가지 프레임으로 묶어 비판한다. 그러나 조용기 목사의 녹취록은 이 프레임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조 목사는 총회가 학교를 접수해 하나로 합치려는 상황을 언급하며 자신이 한 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학교를 따로 세워 따로 유지해 나가라.” 이어 “그때는 통합인지 뭔지 이제 다 물 건너가 버리고 만다. 그러니까 깊이 생각해라. 그리고 난 다음부터는 학교 합친다는 말 없어졌어요”라고 말했다.

이는 결정적인 대목이다. 성명서는 현 운영진이 교단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정통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지만, 조 목사의 발언은 오히려 총회 차원의 접수·통합 시도에 반대하며 신학원의 독자 존속을 지시한 취지로 읽힌다. 그렇다면 쟁점은 “운영진이 교단 결정을 따랐느냐”가 아니라 “조용기 목사의 독자 존속 유훈을 누가 따르고 있느냐”가 되어야 한다.

특히 ‘사기업 운영’이라는 표현은 매우 강한 단정이다. 그러나 조 목사는 이 학교를 “하나님의 사업”으로 표현했다. 그는 “하나님의 사업은 쉽게 그렇게 장난삼아 했다가 안 했다가 닫았다가 열었다가 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보면, 순복음영산신학원의 독자 운영을 곧바로 ‘사기업화’로 몰아가는 것은 설립자의 발언과 충돌한다.

3.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법적 조치 지지” 주장… 후원이 곧 소유권은 아니다

성명서 3번은 “위 순복음영산신학원은 본 교단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후원으로 운영되어 온 공적 교육기관으로서 소중한 신앙의 유산임으로, 결코 사유화 되거나 본래의 정통성을 이탈해서는 안 되기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법적조치를 취한 것을 적극 지지합니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성명서는 ‘후원’과 ‘공적 교육기관’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법적 조치를 지지한다. 그러나 후원은 곧 소유가 아니다. 교단과 교회가 신학원을 후원했다는 사실이 곧바로 해당 기관의 운영권, 처분권, 정통성 판단권을 독점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조용기 목사의 2016년 이사회 결과보고서 발언은 이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해당 문건에는 조 목사의 뜻으로 보이는 다음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학교는 내가 세운 학교로 내가 총재로 있는 한 청소부 한 명도 해고 시에는 보고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사회가 책임지고 이런 일을 처리하라고 있는 것이다. 5800여 명의 졸업생을 낸 신학교를 마음대로 없애거나 직원들을 인사조치 등을 장로회장의 이름으로 할 수 없다. 학교는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

이 문건에서 조 목사는 신학원 운영의 핵심 주체로 ‘이사회’를 강조했다. 마음대로 없애거나 인사조치할 수 없다고 했고, “학교는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성명서가 말하는 “특정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명제는 맞다. 그러나 같은 논리라면 순복음영산신학원은 특정 교회나 특정 교단, 특정 동문회 집행부의 소유물도 될 수 없다.

4. “영산신학연구원을 7000 총동문의 모교로 선포” 주장… 기존 신학원을 대체할 근거가 되는가

성명서 4번은 “이에 총동문회는 모교를 빼앗기고 탄식하며 기도하던 중,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 이영훈 목사님과 협의하여 2025년 3월 영산신학연구원을 개설하고 7000 총동문의 모교로 선포하여, 후배들과 친교하며 순복음신학원의 40년 전통과 순복음 영성을 계승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목은 가장 큰 논리적 의문을 남긴다. 조용기 목사가 “따로 세워 따로 유지해 나가라”고 말한 대상은 신월동 순복음영산신학원이었다. 2015년 녹취 장소도 순복음영산신학원이고, 2016년 이사회 결과보고서의 제목도 순복음영산신학원이다. 조 목사가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한 학교도 바로 그 학교다.

그런데 기존 순복음영산신학원이 존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영산신학연구원을 개설한 뒤 이를 “7000 총동문의 모교”로 선포하는 것이 과연 설립자의 유훈을 계승하는 행위인지 검증이 필요하다. 정통성은 선포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숫자를 내세운다고 기존 학교의 역사성과 설립자의 지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7000 총동문 일동”이라는 표현이 실제 전체 동문의 총의인지, 총동문회 일부 집행부의 입장인지도 확인되어야 한다. 정통성을 말하려면 먼저 절차적 대표성부터 설명해야 한다.

5. “2026년 판결로 중대한 결격사유 인정” 주장… 판결의 성격을 확대 해석했는가

성명서 5번은 “작금에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2026년 4월 24일에 선고한 판결(2024가합110150)을 통하여 서울특별시 신월동 소재 순복음영산신학원은 설립정신과 운영에 관련하여 중대한 결격사유가 인정됨을 판결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매우 이상한 주장이다. 법원 판결을 근거로 신학원의 설립정신과 운영에 ‘중대한 결격사유’가 인정됐다고 단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학원 측은 해당 사건의 본질이 정통성 판단이 아니라 ‘대여금’, 곧 금전 관계에 관한 1심 판단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만약 해당 판결이 신학원의 정통한 계승 주체나 운영권의 정당성을 판단한 사건이 아니라면, 이를 근거로 “설립정신과 운영의 중대한 결격사유”가 인정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판결 취지를 넘어선 확대 해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통성 논란에서 먼저 검토해야 할 자료는 설립자의 직접 발언이다. 조용기 목사는 “학교 문을 닫으라 한다고 닫는다면 하나님을 면전에서 박대한 것”이라고 했고, “학생이 한 사람도 있으면 데리고 교육을 시켜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사회 문건에는 “5800여 명의 졸업생을 낸 신학교를 마음대로 없애거나” 할 수 없으며 “학교는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따라서 금전 사건의 판결을 정통성 문제의 결정적 근거처럼 제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판결문이 무엇을 판단했는지, 무엇을 판단하지 않았는지부터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6. “교단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결정을 따르라” 주장… 설립자의 유훈과 어떻게 양립하나

성명서 6번은 “이에 서울특별시 신월동에 소재한 순복음영산신학원 운영진은 공적 교육기관을 인정하고 속히 사기업적 행보를 멈추고 본 교단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결정을 따를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서로 협력하여 신앙의 유산인 순복음 영성을 계승해 나아가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결론은 조용기 목사의 유훈 앞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조 목사는 총회가 학교를 접수해 하나로 합치려던 상황에 대해 “이 학교를 따로 세워 따로 유지해 나가라”고 말했다. 2016년 이사회 보고서에는 “이사회가 책임지고 이런 일을 처리하라고 있는 것”이며, “학교는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그렇다면 “본 교단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결정을 따르라”는 요구는 조용기 목사의 ‘독자 존속’ 발언과 어떻게 양립하는가. 성명서가 진정 설립정신을 말하려면,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다.

순복음영산신학원은 특정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 말은 맞다. 그러나 그 말이 곧 특정 교회나 특정 교단의 소유물이라는 뜻도 아니다. 더구나 설립자가 직접 “내가 세운 학교”, “따로 유지해 나가라”,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말한 자료가 존재한다면, 정통성 논의는 조직의 힘이나 동문 숫자가 아니라 설립자의 유훈과 공식 문서 위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사기업화’라는 낙인이 아니다. 설립자의 뜻을 누가 왜곡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민장기 목사 명의 성명서가 순복음영산신학원의 정통성을 문제 삼았다면,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조용기 목사는 이 학교를 어떻게 하라고 했는가. 공개된 녹취록과 이사회 문건의 답은 이렇다. “이 학교를 따로 세워 따로 유지해 나가라.” “학교는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

이 두 문장 앞에서 총동문회 성명서의 ‘사기업화’ 프레임은 다시 검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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