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학을 시작하다 ①] 카리스선교신학원이 연 새로운 길
중장년 목회자·해외 선교사 위한 온라인 신학교육, 사역과 학업 병행
본문
Oikos University와 학술교류·학위과정 연계, 시니어 장학·해외 교육 확대
목회 현장을 떠날 수는 없지만 다시 제대로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목회자들이 있다. 소명은 분명하지만 여러 형편 때문에 정규 신학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거나, 이미 목회와 선교 현장에 있으면서도 신학적 재교육과 학위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다. 카리스선교신학원(원장 김기홍 목사)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카리스가 주목하는 것은 신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만이 아니다. 오랜 기간 목회와 선교를 해왔지만 다시 성경과 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사역자, 소명을 받았음에도 시간과 경제적 여건 등으로 신학교육을 이어가지 못했던 이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학교가 내세우는 방향이다.
김기홍 원장은 실제 입학생 가운데 50~60대의 경우 단순히 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갖고 입학하기보다 분명한 사역의 필요와 소명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학교에 정기적으로 출석하기 어렵거나 현재의 교회와 선교 사역을 중단할 수 없는 현실도 이들이 다시 공부하는 데 적지 않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온라인·5쿼터제로 사역과 학업 병행
2024년 설립된 카리스선교신학원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자리하고 있으며 김기홍 목사가 원장으로, 안창성 목사가 학생처장, 이경안 목사가 교무처장을 맡고 있다.
수업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1년을 5쿼터로 나눠 교육하면서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자신의 사역지를 떠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녹화된 강의를 반복해 들으며 학습할 수 있다는 것도 온라인 교육의 장점으로 꼽힌다.
학교 측이 온라인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도 단순한 편의성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와 선교사가 신학을 배우기 위해 현재의 사역을 중단하는 대신, 목회와 학업을 동시에 이어갈 수 있는 교육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교육과정은 성경신학과 조직신학, 실천신학, 선교신학, 교회사 등 목회와 선교에 필요한 영역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교수진은 총신대와 합신대학원, 고신대학원, 아신대학원 등 국내 신학교와 미국 리버티·풀러·웨스트민스터·리폼드 등에서 신학과 목회 관련 학업을 이어온 목회자와 신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박영선 목사도 고문으로 참여해 일부 영상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Oikos University와 학술교류, 학위과정 연계
카리스선교신학원은 미국 Oikos University와 학술교류 및 교육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양측이 2024년 4월 체결한 협약에는 연구자와 교수진 교류, 학생과 학점 교류, 공동연구, 세미나 및 학술회의 참여, 단기훈련 프로그램, 한국어와 영어 연수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카리스 측은 이를 토대로 일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Oikos University의 관련 학위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실제 편입 및 학위 취득은 학생별 입학자격과 선행학점 인정, 대학의 학사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특히 카리스는 M.Div. 과정 등을 필요로 하는 기존 목회자들의 재교육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학위 취득 기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존의 학업과 목회경력을 살피고 필요한 신학교육을 보완한 뒤 상위 교육과정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만 55세 이상 장학, 해외에서도 수업 참여
경제적 부담을 낮추기 위한 시니어 장학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만 55세 이상 학생에게는 Oikos University 연계과정에서 별도의 장학 혜택을 적용해 중장년 사역자들이 다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리스가 특히 주목하는 대상은 단순히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가 아니다. 50~60대 이후에도 새로운 목회와 선교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인생 후반기의 사역을 위해 다시 훈련받으려는 이들이다.
온라인 교육은 해외 사역자들에게도 교육의 문을 넓히고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 12명을 비롯해 C국 2명, 조지아·일본·마다가스카르에서 각각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M.Div. 연계과정을 준비하는 학생과 카리스 자체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교육이 국내 중장년 목회자의 편의를 넘어 선교현장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교사가 신학을 배우기 위해 사역지를 장기간 비울 필요 없이 현지에서 교육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학위보다 ‘다시 사역할 수 있는 준비’를
졸업 이후의 방향도 목회자 안수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목회와 선교, 교회교육, 평신도 전문사역, 해외사역 등 각자의 소명에 따라 다양한 사역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회자 안수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관련 교단의 가입 요건과 고시·심사 등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M.Div. 이후에는 Oikos University의 D.Min. 등 상위 학위과정과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카리스 측은 2027년을 목표로 신학과정에서 더 나아가 Oikos University와 협력한 학부 교육과정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기존 카리스선교신학원의 교육모델과 학생 지원체계를 안정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김기홍 원장이 카리스를 통해 세우고 싶은 사람은 화려한 학력을 가진 사람이기보다 소명은 있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충분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사역자다. 정규 학위가 없어 느꼈던 부담을 해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성경과 신학을 배우며 자신의 사역을 점검하고 새로운 자신감을 얻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사역을 중단하고 다시 학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역을 계속하면서 다시 배우는 것. 카리스선교신학원이 시도하는 신학교육의 방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