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환 칼럼] 만나고 싶지 않은 고객과 관계 맺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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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지난해에 사업을 시작한 1인 기업으로서, 이제야 체감되는 어려움이 몇몇 있습니다. 경영, 마케팅, 리더십... 분명 무엇 하나 만만한 일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일을 꼽자면 물론 고객을 대하는 일이겠죠. 태도가 까칠하더라도 의사가 분명한 고객의 경우는 그래도 대하기가 편합니다. 하지만 의중을 읽어내기가 유달리 어려운 고객들을 대할 때 저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성과를 내기는커녕 서로 감정이 상한 채 관계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다반사죠. 이렇게 어려운 고객들과도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지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A:고객을 대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학습은 물론이며 많은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죠. 때로는 그런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도 다루기가 힘든 게 바로 어려운 고객과의 관계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왜 없겠습니까. 어려운 일은 어렵게 하면 그만이죠. 그 어려운 과정이 사실 어떤 일의 완성을 만들지 않을까, 하고 저는 항상 생각합니다.
1. 과정을 쌓는데 집중하라
‘어려운 고객’, ‘쉬운 고객’이 처음부터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 사람은 어려운 고객’이라고 혼자 단정을 지어버리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게 돼요. 어떤 관계도 생기지 않을 거고요,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거예요. 사실 어떤 고객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요, 나에게 경험이 없기 때문이에요. 내 바운더리 밖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하기 힘들다고 느껴지는 거예요. 그렇다면 결론부터 따질 게 아니라 과정을 쌓는 데 충실하는 수밖에 없겠죠.
많은 분들이 고객들을 결과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말하자면 ‘산다는 거야, 안 산다는 거야?’ 이거죠. 고객과의 소통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이유도 고객의 의사를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더더욱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거예요. 같이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왕래를 하는 거죠. 그런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수지타산이 맞니, 안 맞니, 결과 중심으로만 물들이다보면 그 고객은 영원히 어려운 고객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2. 짧게 여러 번 교류하라
‘잽으로 물들이라’는 말을 저는 강조합니다. 잽처럼 짧고 여러 번 교류를 하는 거죠. 그러면 어떤 분이 ‘짧은 시간인데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냐’고 해요. 글쎄요. 어떤 얘기를 해야 할까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야 될까요? 아니면 상대방이 듣고 싶은 얘기를 들어야 될까요? 물론 후자겠죠.
사실 이 법칙은 조직에서도 통해요.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은요, 상사와 짧은 대화를 여러 번 나누되 상사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가 듣기 좋은 이야기를 자주 해주면 돼요. 빈말이라고 해도 그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건 너무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뭐든 한 번에 끝을 보려고 하니까 불편한 관계가 되는 거예요.
3. 고객의 편에서 받아들여라
어려운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을 아군으로 만드는 거예요.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선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내가 그분 편에 서서 받아들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분 편에서 받아들인다는 건 뭘까요? 가르치지 말라는 거예요. 경험이 많을수록 고객에게 가르치듯 말하는 분들이 계시죠. 제가 이렇게 말하면 ‘고객이 모르는 걸 알려주는 건데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으실 수도 있죠.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면 문제가 돼요. 내 입장에서야 도와준 것이지만, 고객은 절대 내 편이 될 수 없거든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해요. 만약 고객이 ‘이 제품에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한다면, 고객님의 말씀이 맞다고 공감하면서 편을 들어주는 거예요. 나쁜 제품이라고 인정을 하란 게 아니라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고객의 말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거죠.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단계에 집중해야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어요. ‘이 사람은 내 편이구나, 날 이해해주는 구나.’ 생각하며 고객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거든요. 고객과 싸우듯이 나가봐야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어요.
1. 과정을 쌓는데 집중하라
2. 짧게 여러 번 교류하라
3. 고객의 편에서 받아들여라
‘어려운 고객’이 곧 ‘불가능한 고객’은 아닙니다. 그와 여러 번 교류하고, 그와 같은 편에 서서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는 것. 그런 노력을 발했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전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