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칼럼] 계시록에 나타난 교회의 왕직과 제사장직
본문
계 1:1-8은 복음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고 지키는 성도들이 십자가의 구속 사역으로 왕 노릇 하시는 예수님의 제사장적 왕권에 참여함으로써 전 교회 시대(복음 시대, 천년왕국 시대)에 걸쳐 예수님 나라의 왕 같은 제사장직을 수행하기 시작하였음을 보여준다(시작된 성취, 1:6; cf. 5:9-10; 20:4-6). 반면 계 22:6-21은 복음의 말씀을 지키는 자들이 역사의 마지막 때에 하나님 나라의 왕직과 제사장직을 수행하는 일을 완성하게 됨을 보여준다. 계 22:6-21은 마지막 때에 회개한 자들이 새 세상(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성과 생명나무에 나아가(22:14, 19)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는 하나님의 왕권에 참여함으로써 왕과 제사장직을 영원히 수행하게 됨(cf. 22:5; 11:15-17)을 예고함으로써 옛 세상(교회 시대, 천년왕국 시대)에서의 왕 같은 제사장 직분 수행을 완성하게 됨을 암시하는 것이다(완성된 성취).
계 1:1-8은 하나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시작된다는 관점에서 기록하고, 계 22:6-21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시작되고 완성된 예수님 나라가 하나님께 바쳐짐으로(고전 15:24-26) 하나님 나라가 완성된다는 관점에서 기록한다. 물론 계 22:6-21에 예수님이 나라를 아버지께 바친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하지만 계 20:14에서 사망 권세는 이미 멸망 받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계 21:1-8에서도 하나님께서 만물을 새롭게 하신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 계 22:6-21에서는 그 이후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계 22:6-21은 고전 15:24-28에서 말한 대로 예수님이 나라를 아버지께 바침으로 하나님 나라가 완성된 관점의 기록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고전 15:24-28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의 부활로 시작된 종말의 끝이요 극치인 마지막에 사망이 멸망 받을 원수라고 하였는데, 그 종말의 극치에 그리스도가 왕권을 아버지께 넘겨드린다고 말함으로써 그리스도가 하나님 아버지의 왕권을 한시적으로 대행하며 하나님의 이 세상에 대한 구속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계 1:1-8과 22:6-21, 이 두 병행 본문은 죄에서 해방되는 것이 회개를 통해서만 이루어짐을 보여주고, 죄에서 해방된 삶은 사탄의 왕권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왕권에 속하여 왕 같은 제사장적 삶을 사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왕직과 제사장직을 수행하는 일은 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시작된 구속 성취를 믿고 회개함으로 시작되고, 그리스도께서 재림으로 완성하시는 구속 성취를 믿고 회개함으로 완성됨을 보여준다(하나님의 구속 계획 성취는 초림으로 말미암는 시작부터 재림으로 말미암는 완성까지를 다 포함한다). 더 나아가 두 병행 본문은 교회가 영원 세계(새 세상,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도 거룩한 성과 생명나무에 나아가(22:14, 19)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는 하나님의 왕권에 참여함으로써 왕 같은 제사장직을 계속 수행하게 됨을 바라보게 한다(교회가 영원 세계에서 세세토록 왕 같은 제사장직을 수행하게 되는 것은 22:5이 잘 보여준다).
그러므로 교회는 왕 같은 제사장 노릇 하는 실존적인 모습이 복음의 말씀으로 싸우는 여호와의 전쟁(메시아 전쟁)에 참여하여 믿음과 인내로 싸워 이기는 것임을 깊이 인식하고, 주님의 재림 때까지 예언의 말씀을 읽고 듣고 지키는 자로서 죄를 이기는 왕 같은 제사장직을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