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칼럼] 계시록에 나타난 일곱 나팔 붊과 일곱 대접 쏟음
본문
계 8:6-9:21(+11:14~15a, 19)의 나팔 붊의 재앙과 16장의 대접 쏟음의 재앙은 재앙 성취의 시작과 완성이라는 관점에서 한 짝을 이룬다. 일곱 번의 나팔 붊과 일곱 번의 대접 쏟음이 불신자들을 향한 재앙의 시작과 완성을 이룬다는 관점에서 각각의 순번끼리 연계되어(첫째 나팔→첫째 대접, 둘째 나팔→둘째 대접 ...) 그 각각의 재앙들이 복음 시대(정확하게는 전 역사시대) 기간에 일어나는 재앙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팔 붊과 대접 쏟음은 인 뗌에 묘사된 기간과 동일한 복음 시대 기간에 일어난 일들을 묘사하되, 교회구원을 보여주는 인 뗌의 관점과는 달리 불신자들이 겪어야 하는 재앙의 관점에서 묘사한다. 그러면서 일곱 번의 나팔 붊과 대접 쏟음이 각각 개별적으로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주제별로 보여주는데, 갈수록 재앙의 강도가 강해지고 심화되다가 심판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나아감을 보여준다.
따라서 나팔 붊과 대접 쏟음에 있어서 첫째 나팔 대접 재앙에서 일곱째 나팔 대접 재앙까지 단순히 시간적인 순서에 의해 일어날 재앙을 배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셋째 나팔 대접 재앙은 첫째, 둘째 나팔 대접 재앙이 다 끝난 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첫째, 둘째 나팔 대접 재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셋째 나팔 대접 재앙이 동시적 기간에 발생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팔 붊과 대접 쏟음 모두 전 역사시대에 걸쳐 일어나는 재앙들을 묘사하되, 나팔 붊은 재앙 시작의 관점에서 묘사하고 대접 쏟음은 재앙 완성의 관점에서 묘사하기 때문에 나팔 붊의 경우보다 대접 쏟음의 경우에서 시간상 더욱 종말을 향하며 최후의 심판에 달하는 재앙들을 보다 심화되고 강화된 양상으로 묘사한다. 나팔 붊은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측면에 치중하여 묘사하지만(이것은 특히 첫째~넷째 나팔 재앙에서 보다 선명하게 나타난다), 대접 쏟음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측면에 치중하여 묘사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주님은 반복적으로 환상을 계시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계시는 것이다.
나팔 재앙과 대접 재앙은 모두 다 출애굽 재앙을 모형으로 하면서 종말을 향한 재앙의 과정을 주제별로 묶어 보여준다. 첫째~넷째 나팔 대접 재앙에서는 땅, 바다, 강․물샘, 천체의 자연계 영역에 재앙이 미침을 보여주고, 다섯째~일곱째 나팔 대접 재앙에서는 악인들의 영역, 유브라데 강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귀신들의 통치영역, 온 세상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공중 권세 잡은 사탄의 통치영역으로 재앙이 점차 확장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나팔 대접 재앙에서는 불신자들과 교회 내의 거짓 신자들, 그리고 인간의 죄로 인한 썩어짐의 종노릇하는 피조물의 전 영역이 모든 나팔 대접 재앙의 직접적 대상이 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사탄과 그의 추종자들인 영적 존재들에 대해서는 재앙의 직접적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 대상이 됨을 보여주는 정도로 그친다. 하지만 요한계시록 뒷부분에서는 재앙의 영역이 영적 존재들에게까지 미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19:19-20; 20:10).
이와 같이 일곱 번의 나팔 대접 재앙은 각각의 재앙들이 각 순번끼리의 짝을 이루어 종말을 향하고 있음을 주제별로 묶어 보여준다. 나팔 재앙과 대접 재앙이 한 짝을 이루는 재앙으로서 병행적 관계 속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팔 재앙과 대접 재앙을 평면적인 관점에서가 아니라 입체적인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