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감리교회 오인석 목사가 전하는 ‘인내의 신앙’
“보이지 않아도 믿는 것, 그것이 오늘의 믿음입니다”
본문
대한민국 기독교 인물 열전 12, 오인석 목사
2025년 6월 28일, 오인석 목사는 또다시 교통사고를 당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그는 문득 40년 전 7살 때를 떠올렸다. 물에 빠져 죽을 뻘했던 그날, 20년 후인 2005년 교만을 꺾은 교통사고, 그리고 지금. “20년마다 하나님께서 찾아오시는구나.” 그는 이 패턴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읽었다. 2045년, 그가 65세가 되는 해에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는 두려움보다 기대를 품었다.
3대째 목회자 가정에서 자란 오인석 목사(능곡감리교회, 고양시 덕양구)는 세 차례의 생명 위기를 겪으며 “인내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몸소 체험했다. 그는 “과거에 하나님이 눈에 보이는 기적으로 역사하셨다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인내하며 믿음을 지키는 자들에게 역사하신다”고 말한다.
지난 5일 능곡감리교회에서 오인석 목사를 만나 그의 신앙 여정과 목회 철학, 그리고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인내의 신앙’에 대해 들어봤다.
3대째 이어진 믿음, 그러나 소명은 개인적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냥 당연히 목회자가 돼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특정한 사건이라기보다는요.”
오 목사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이어진 감리교 목회 전통 속에서 자랐다. 5살, 6살 때부터 교회 달력에 인쇄된 아버지 이름 밑에 ‘부목사 오인석’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적어넣곤 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를 보며 닮아야 할 부분과 닮지 말아야 할 부분을 구분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의 신앙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7세 때부터 다닌 정릉벧엘교회(현 박태나 목사)였다. 치유 은사가 있던 박덕종 목사의 금요기도회에서 그는 신유와 방언, 축사의 역사를 목격했다.
“신유 역사도 많이 일어나고, 기적과 축사(逐邪) 사건들도 눈으로 봤죠.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 당시의 그 일들이 그냥 눈으로 보여지는 사건들이었으니까요.”
7세에 방언을 받은 그는 대학 시절에도 치악산에 올라가 나무 뿌리를 뽑으며 기도하는 등 뜨거운 신앙 훈련을 받았다. 목원대학교 신학과를 거쳐 서울감리교신학대학원에서 M.Div를 마친 그는 상담학에 관심을 갖고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가족치료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7살 때 물에 빠진 사고는 그냥 사고였어요. 하나님께서 나를 살려주셨구나, 그 은혜가 컸죠.”
오 목사는 자신의 삶에서 20년 주기로 반복된 생명의 위기를 ‘하나님의 메시지’라고 해석한다. 2005년 교통사고는 그에게 다른 의미였다.
“그때는 확실했어요. 하나님께서 나의 교만을 꺾으시는구나. 절대로 교만하면 안 되고,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겸손해야 된다는 것을 배웠죠. 그래서 때로는 의도적으로 겸손하려고 노력해요. 그게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2025년 6월 28일, 세 번째 교통사고가 찾아왔다.
“이번 사고는 또 달랐어요. 병원에 있으면서 생각했죠. ‘하나님께서 아직 내게 하실 일이 있구나.’ 잊고 있었던 하나님을 향한 갈망, 잊고 있었던 하나님과의 약속들이 다시 생각나는 순간이었어요.”
강단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고 한다. “1985년, 2005년, 2025년. 제가 느낀 이 세 번의 사건은 다 죽을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살려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또 새로운 역사를 나를 통해서 이루실 것을 믿습니다”
그는 웃으며 덧붙였다. “2045년도에는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기대가 됩니다. 20년 후에 하나님께서 어떤 사고를 통해 데려가실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니면 또 그 사건을 통해서 저를 더 성숙시키실 수도 있고요.”
“인내가 곧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오 목사는 “인내가 곧 하나님의 역사”라고 말한다. 이는 1980-90년대 한국교회를 풍미했던 ‘눈에 보이는 기적 중심 신앙’과는 결이 다르다. 그가 7세 때 목도한 벧엘교회의 신유와 방언, 축사의 역사는 분명 강력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성도들에게 “보이지 않아도 믿으라”고 설교한다.
“지금도 죽은 자가 살아나는 역사가 안 일어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방법과 방향이 시대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는 현재를 ‘인내의 시대’로 규정한다. 히브리서 11장 1절의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를 살아내는 것, 그것이 그가 제시하는 2020년대 신앙이다.
“성도님들한테 항상 말씀드려요. ‘하나님의 역사는 인내다’라고. 보이지도 않고 답도 없고, 내 인생조차 우리 교회조차 2026년 비전은 있지만, 비전대로 갈 보장도 없어요. 그러한 막막한 상황 속에서 진짜 하나님만을 믿는 그 신앙을 가진 자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역사하시는 것을 보게 되거든요.”
신학적으로 이는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긴장을 살아가는 현대 교회의 과제와 맞닿아 있다. 종말론적 완성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하나님 나라는 이미 임했다. 그 사이에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인내’다.
오 목사는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인내라고 하는 것은 내 마음 가운데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할 수 없어요. 그 확신이 바로 믿음이죠.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요.”
오 목사는 2007년 목사 안수를 받고 평택에서 10년간 개척교회를 목회했다. 그 시절, 그는 물질적으로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대신 그는 기도 응답의 경험을 통해 믿음을 가르쳤다.
“첫째 아들이 6살인가 7살 때 태권도 학원을 가고 싶다고 했어요. 제가 ‘기도해 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실 거야’라고 했죠. 솔직히 핑계였어요. 응답 안 되면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시나 봐’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아들이 말했다.
“자기가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셨대요. 보내주신다는 거예요. 저는 기도 응답을 안 받았는데, 자기는 받았다는 거죠. 자기가 기도해서 응답받았다는데, 제가 그걸 ‘아니다’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결국 그는 아버지(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고, 할아버지가 태권도 학원비를 지원해주었다.
“그게 아이들에게는 실질적인 기도 응답의 경험이 된 거죠. 하나님께서 어떻게 응답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바로 믿음이잖아요. 보내주실 것이라는 확신이요.”
이러한 가정 신앙 교육은 신명기 6장 6-7절의 “이 말씀을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는 명령을 실천적으로 구현한 사례다. 단순히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도와 응답의 실제 경험을 통해 믿음을 전수하는 것이다.
7명 중 2위, 그러나 하나님의 선택은 달랐다
2018년, 평택에서 10년째 목회를 하던 오 목사는 “올해는 내가 움직일 해”라는 확신을 받았다. 1년간 저녁을 먹고 교회에서 기도하며 새벽예배드를 드리며 하나님께 물었고, 2018년 1월 1일 새해 첫날 그 확신이 왔다.
“하나님과 평택에 있는 교회에서 10년이라는 약속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큰 교회들에서 청빙이 와도 다 거절했어요.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요.”
그때 능곡감리교회 담임목사 청빙 소식이 들렸다. 아버지가 이력서를 써보라고 권했고, 원로 장로에게 이력서를 전달해 달라고 했지만 거절됐다. 이미 5명의 후보가 있었고, 담임목사는 젊은 권사들이 선정한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방 감리사가 한 명의 이력서를 더 가져왔고, 원로 장로도 “거절할 수 없는 분에게 거절했으니” 오 목사도 설교 기회를 주었다. 그래서 총 7명의 청빙후보가 되었다.
“주일날 설교하러 갔을 때 이미 담임자는 정해져 있었어요. 원로 장로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