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학 선생, 69세에 시작한 웃음, 인생을 바꾸다
고령사회, 웃음이 만든 또 하나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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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생교육개발원 인물시리즈 4] 사람을 살리는 교육, 현장으로 간 교수들
하루 종일 말을 하지 못하는 어르신 곁에 앉아 있어야 했던 요양보호사 이래학 선생(80세)은 한때 자신의 얼굴에 늘 ‘수심’이 가득했다고 말한다. 무표정한 얼굴, 사람의 눈을 피하던 태도, 그리고 “내가 여기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한 사람”이라는 자기 인식이 그의 삶을 설명했다. 그런 그가 69세에 웃음을 배우며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됐다.
이 선생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돌봄의 한계를 절감했다. 신체적 돌봄은 가능했지만, 정서적으로 무료해하는 어르신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말을 못하는 분 곁에 하루 종일 앉아 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집안일뿐이었다”는 그의 말은 돌봄 노동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때 떠올린 것이 ‘웃음’이었다. 웃음치료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어디서 배워야 할지 알 수 없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2015년 국제평생교육개발원의 문을 두드렸다.
이래학 선생의 삶은 그곳에서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웃음치료 첫 수업에서 “사람의 눈을 마주치되, 먼저 피하지 말라”는 강사의 말은 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웃음을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는 훈련이었다. 그는 1급 과정부터 최고위 과정, 교수 과정까지 1년 만에 모두 수료하며 스스로도 놀랄 만큼 빠르게 변화했다.
웃음을 배운 뒤 그는 요양원 현장으로 다시 나갔다. 처음에는 봉사로 시작했지만,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 어르신들과의 관계는 달라졌다. 치매로 갈등하던 어르신들, 감정 표현이 어려웠던 이들이 웃음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그는 “웃음은 분위기를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웃음을 통해 생긴 변화는 어르신들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깊게 작용했다.

이래학 선생은 자신을 변화시킨 웃음의 힘을 개인의 경험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그는 국제평생교육개발원에서 이광재 박사를 통해 배운 핵심을 이렇게 정리한다. “웃음은 일부 사람의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훈련을 통해 가질 수 있는 힘이다.” 모두가 웃음을 통해 변화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바람에는, 고령사회가 안고 있는 우울과 고립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담겨 있다.
웃음은 치료가 아니라 습관이며, 그 습관은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한다. 69세에 시작한 웃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꿨다면, 고령사회 한복판에서 웃음은 여전히 유효한 가능성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