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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2편)
어머니의 기도에서 시작된 신앙, 재개발의 위기를 넘어 다시 흐르기까지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3-24 23:55

본문

<대한민국 기독교 인물 열전 25> 대전성지교회 심상효 목사

목회자로 빚어지는 시간

결단 이후 그는 곧바로 큰 무대로 나아간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작은 교회에서, 익숙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목회의 기초를 배워 갔다.

작은 교회에서 시작된 사역은 화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로 그곳에서 그는 목회의 본질을 배웠다. 목회는 프로그램이나 구조보다 먼저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었고,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었으며, 관계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일이었다.

이 시기의 그는 무엇보다 사람을 배워 갔다. 목회는 이상을 선포하는 일인 동시에, 각기 다른 사정을 가진 사람들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일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익혔다. 누군가를 기다려야 할 때가 있었고, 누군가를 품어야 할 때가 있었으며, 때로는 자신의 기대를 내려놓아야 할 때도 있었다.

여러 차례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더 나은 여건, 더 넓은 자리, 더 주목받는 길처럼 보이는 제안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때마다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을 돌아보며 선택했고, 때로는 기회를 내려놓았고, 때로는 기다림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그의 삶에 깊이 남았다. 어떤 만남은 길을 열어 주었고, 어떤 만남은 자신을 돌아보게 했으며, 어떤 만남은 오래도록 남는 동역의 기억이 되었다. 그는 목회를 통해 사람을 얻었고, 사람을 통해 다시 목회를 배웠다.

이 시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한 축적의 시간에 가까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의 목회 철학이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였다. 그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목회가 단지 설교와 행정의 조합이 아니라, 신뢰를 쌓고 방향을 세우며 공동체와 함께 견뎌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설교에서 기도가 단지 형편을 바꾸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인품과 방향을 바꾸는 통로라고 말했다. 야곱의 변화가 물질의 증가가 아니라 성품의 뒤집힘에 있었다는 그의 해석은, 목회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에게 목회는 성공보다 성화에 가까운 일이었고, 성취보다 바름과 정직을 세워 가는 일이었다.

결국 이 시기의 훈련이 있었기에 그는 이후 더 큰 시련 앞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재개발이라는 거대한 현실 앞에서 방향을 잃지 않았던 힘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작은 교회에서 사람을 배우고, 관계 속에서 자신을 다듬고, 사역의 현장에서 오랜 시간 빚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사람과 공동체를 배우며 다져진 목회는 결국 대전성지교회에서의 장기 목회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는 목회 인생의 가장 큰 현실적 시련 가운데 하나인 재개발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재개발의 시련, 공동체의 길이 되다

대전성지교회가 재개발이라는 현실과 마주한 것은 한 목회의 방향을 다시 묻는 사건이었다. 교회 건물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억이 쌓인 자리였고, 동시에 목회의 중심이자 사역의 기반이었다. 그러나 재개발은 그 기반 자체를 흔들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이전이나 보상의 문제가 아니었다. 법과 행정,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과정 속에서 교회는 긴 시간 싸움을 이어가야 했다. 공동체는 결정을 내려야 했고, 목회자는 그 중심에서 방향을 제시해야 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손실과 갈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심상효 목사는 이 시기를 돌아보며 환란이 많았지만 뒤돌아보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이 고백은 단순한 신앙적 표현이 아니었다. 이미 그의 삶은 여러 차례 무너짐과 회복을 반복해 온 과정이었다. 어린 시절 가정의 붕괴를 겪었고, 신학의 길에 들어선 뒤에도 순종 이후 더 큰 어려움을 경험했다. 그렇기에 그는 알고 있었다. 신앙은 상황이 좋아질 때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는 자리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을.

재개발 과정 속에서 교회는 물리적 공간 이상의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공동체의 본질을 다시 묻는 시간이기도 했다. 교회는 건물인가, 아니면 사람인가. 목회는 공간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관계와 믿음 위에 세워지는가. 이 질문 앞에서 심 목사가 붙든 원칙은 분명했다. 상황이 아니라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간은 길었고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교회는 새로운 성전을 세우게 됐다. 이 결과는 단순한 건축의 완성이 아니었다. 긴 흔들림 속에서도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증거였고, 목회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이었다.

더 중요한 변화는 그 이후에 나타났다. 심상효 목사는 재개발의 경험을 개인의 간증으로만 남기지 않았다. 그는 그 과정을 기록으로 정리하고, 법적 흐름을 분석해 백서를 만들었으며, 실제 판례를 남겼다. 이것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었다. 같은 문제를 겪는 교회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현실적인 기준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후 여러 교회와 목회자들이 재개발 문제로 자문을 구해오기 시작했고, 그의 경험은 하나의 참고 기준이 되었다.

한 교회의 시련이 다른 교회의 길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자신의 고난을 설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구조화하고 공유함으로써 공동체의 자산으로 바꾸었다.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 속에서 교회를 지켜낼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일 역시 그의 사역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재개발은 교회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나며 남겨진 것은 단지 새로운 건물이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한 교회의 경험이 다른 교회들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심상효 목사는 시련을 통과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시련을 넘어 공동체를 돕는 길로 나아갔다. 그는 고난을 통과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그 고난이 다른 교회들의 길이 되도록 남겼다.

다음 세대를 향한 유산, 기도와 정직

심상효 목사의 이야기는 한 교회의 성장이나 한 목회의 성취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반복해서 등장하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이 신앙은 어디로 이어지는가라는 물음이다.

그의 신앙은 개인의 결단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무너진 가정 속에서 기도로 버텨낸 어머니의 삶, 현실의 무게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부모의 선택이 먼저 있었다. 그는 설교에서, 한 부흥회에서 지금 가장 원하는 소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머니 마음에 떠오른 것은 결국 자녀였다고 회상한 바 있다. 그 기도는 한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그의 삶 전체를 밀어온 힘이었다.

이제 그는 다시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는 자녀에게 특별한 성공을 기대하기보다 분명한 한 가지를 말한다. 정직하게 살아가라는 것, 그리고 기도를 놓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삶을 통해 확인한 가장 현실적인 신앙의 방식이기도 하다.

세상 속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겪었고,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목회의 길을 특별한 직업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과 끊임없이 교통할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자녀들도 그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분이 아니라 방향이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하나님과의 관계를 중심에 두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어머니는 아들의 설교를 듣고 촌평과 권면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심상효 목사가 마음에 새기고 있는 어머니의 말은 단순하다. “다른 일도 중요하지만 성지교회를 제일 사랑하기를 원해.” “기도해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는 없어. 기도 안 해서 놓치는 거지.” “말씀 많이 봐. 그래야 은퇴 후에도 쓰임 받어.” 그에게 어머니는 여전히 기도의 사람이며, 그 기도는 한 세대의 습관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흘러가는 유산이다.

이러한 생각은 그의 가정 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기도는 특정한 순간의 행동이 아니라 일상의 리듬이 되었고, 신앙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으로 자리 잡았다.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신앙의 방식이 다음 세대에게도 같은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 셈이다.

그에게 신앙은 단절되지 않는다.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무엇이 이어지고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설교에서 가장 큰 축복은 결국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은 하나님의 얼굴을 다시 뵐 수 있게 되는 사건이며, 그 이후의 삶은 그 하나님과 더 깊이 만나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 고백은 그의 인물사 전체를 관통한다. 무너진 가정에서 시작된 기도는 한 사람의 소명을 만들었고, 그 소명은 교회를 세우는 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교회는 다시 다른 교회를 돕는 역할로 확장되었다. 이제 그 흐름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다음 세대를 향하고 있다.

심상효 목사의 이야기는 결국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신앙은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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