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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판단을 왜 뒤집었나” 예장통합 이단성 보고서, 소명 절차부터 흔들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9-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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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원로)에 대해 이단으로 규정할 사상이나 가르침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로부터 4, 이대위는 같은 인물에 대해 정반대의 결론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번 보고서 어디에도 당사자에게 다시 물은 기록은 없다. 15일 총회를 앞두고, 절차의 공백이 먼저 눈에 띈다.

답변서 한 건으로 뒤집힌 4년 전 결론

예장통합은 지난해 제110회 총회에서 순서·순천남·여수 등 전남 3개 노회가 헌의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씨의 이단성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 건을 이대위에 맡겨 1년간 연구하도록 했다. 그 결과물이 최근 나온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씨에 대한 연구보고서.

보고서가 인용하는 당사자 소명 자료는 단 한 건이다. 2022811일 전광훈 목사가 106회기 이대위 질의에 제출한 답변서가 그것이다. 당시 그는 문제가 된 발언들을 언어적으로 과장된 표현이며 신학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고, 이를 근거로 107회 총회는 지속성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잘못된 사상이나 교리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는 이 결론을 뒤집으면서 총회가 제기한 문제적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였고 이후에는 조심하겠다고 한 전광훈 씨의 해명은 허위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근거는 202212월부터 20265월까지 이어진 13건의 발언이다. 보고서는 이 발언들의 날짜와 출처를 낱낱이 열거하며 의도성을 가지고 지속적이며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이 13건의 발언에 대해 당사자에게 다시 물은 기록이 보고서 어디에도 없다는 점이다. 110회기 수임 이후 1년간의 연구 과정에서 새로운 질의서 발송이나 청문 절차가 이뤄졌다는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4년 전 결론의 근거였던 소명이 허위라는 판단은, 다른 무엇보다 당사자의 반론을 들어야 확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그 반론 없이 이대위 스스로 허위라고 판단하고 결론을 뒤집은 셈이다.

판단 근거에 섞여든 사회적 평가

보고서의 결론부(. 연구 결론)는 신학적 판단과 사회적 평가를 함께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보고서는 전광훈 씨의 주장이 정통 기독교 신앙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이단적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적은 뒤, 곧이어 그런 이단적인 요소가 포함된 위험한 발언이 대규모 집회나 미디어 매체들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단성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명시했다.

이는 발언의 교리적 내용 자체가 아니라, 그 발언이 얼마나 넓게 퍼지는지를 판단 기준에 포함시킨 것으로 읽힐 수 있다. 같은 발언이라도 파급력이 작으면 문제 삼지 않고 파급력이 크면 이단으로 규정한다는 논리가 성립할 경우, 이는 교리 검증이 아니라 영향력에 대한 평가가 된다. 보고서 본문 곳곳에서 한국 기독교 전체의 대사회적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교회를 혐오의 대상이자 사회 갈등의 근원지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표현이 반복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지점은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측이 입장문에서 정치적 호불호나 사회적 평판을 이단 판단의 잣대로 삼는 순간 종교의 자율성은 국가권력 아래 놓이게 된다고 지적한 대목과 맞닿아 있다. 다만 이 논란과 관련한 사전 보도의 구조적 문제는 별도로 다룰 사안이므로, 이 기사에서는 보고서 자체의 판단 근거 문제로 한정해 짚는다.

되풀이될 수 있는 선례

이번 보고서가 15일 총회에서 그대로 채택될 경우, 통합총회 산하 목회자 한 사람이 4년 만에 정반대의 지위로 바뀌는 결과가 된다. 그 파장은 전광훈 목사 개인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소속 교단인 대신총회와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대신 측은 이미 절차적 당위성을 잃은 표적 심사라는 표현으로 반발했다. 여기에 한기총 등 보수 연합기구가 가세하면 보수 교계 내부의 분열로 번질 수 있다. 전광훈 목사 측은 이번 조치를 정치적 이단 놀이로 규정하고 있어, 이단 판정이 오히려 그의 지지층 결집을 강화하는 역설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107회 총회의 집회 참석 자제 권면은 이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더 근본적인 우려는 이단 판정의 공신력 자체다. 사회적 이미지나 파급력이 판단 근거에 포함되는 선례가 한 번 만들어지면, 이후 어느 진영이든 같은 논리로 상대 진영의 목회자를 겨냥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단 규정이 교리 수호를 위한 신학적 장치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동원되는 도구로 변질될 위험은, 특정 인물에 대한 호오를 떠나 한국교회 전체가 지켜야 할 문제다.

다만 이 논의가 통합 이대위만의 문제로 축소돼서도 안 된다. 2020년 예장합동·통합 등 주요 교단 이단대책위원장들이 참여한 협의회는 전광훈 목사의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는 발언에 대해 이미 반성경적, 비신앙적, 비신학적이라고 공동 비판한 바 있다. 그의 발언에 대한 신학적 문제 제기가 이번 통합 이대위에서 처음 나온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15일 이후 남는 쟁점

관건은 15일 총회 현장이다. 절차 하자를 지적하는 총대가 나올 경우, 보고서가 그대로 채택되기보다 재조사 후 재보고로 수정 결의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그대로 채택되면 소속 교단 대신총회의 대응 수위가 다음 국면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입장문 발표 수준에 그칠지, 공식 이의 제기나 연합기구 차원의 대응으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통합 내부에서는 전광훈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철홍 교수에 대한 치리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어, 사안이 신학적 검증을 넘어 학내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대신 측이 입장문에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전광훈 목사 본인의 발언 수위가 이 방어 논리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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