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용기 목사 5주기, 순복음영산신학원 제자들이 다시 붙든 ‘희망목회’
교수·동문·재학생, 영화 ‘청년 조용기’ 단체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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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동 천막에서 시작된 복음·성령·희망의 목회정신 다음 세대로 계승 다짐
영산 조용기 목사가 세운 신학교의 교수와 제자들이 그의 소천 5주기를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다시 바라본 것은 세계적인 대형교회를 일군 ‘성공한 목회자 조용기’가 아니었다. 폐결핵으로 죽음을 기다리던 열아홉 살 청년이 복음을 만나 절망에서 일어서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의 곁으로 들어갔던 목회의 출발점이었다.
순복음영산신학원(총장 장혜경 목사) 교수와 동문, 재학생 등 200여 명은 14일, 서울 영등포 CGV에서 휴먼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조용기: 신을 저주하던 청년, 시대를 긋는 종이 되다’를 단체 관람했다. 2021년 9월 14일 소천한 조용기 목사의 5주기를 맞아 마련된 이날 행사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그가 남긴 신앙과 목회정신을 오늘의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묻는 신앙교육의 자리였다.
성공보다 다시 바라본 대조동 천막의 ‘첫 마음’
조용기 목사는 1983년 대학원에 이어 1986년 순복음영산신학원을 설립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5년, 그가 세운 신학교에서 목회자의 길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스크린을 통해 스승의 청년 시절과 다시 만났다.
영화가 보여준 조용기의 출발은 성공과 거리가 멀었다. 1955년 열아홉 살이던 그는 폐결핵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의 공포와 맞닥뜨렸다. 신을 원망했던 청년은 성경을 읽으며 신앙의 전환점을 맞았고 이후 목회자의 길에 들어섰다.
1958년 서울 대조동 산비탈에서 시작한 목회 역시 가진 것 없는 출발이었다. 공동묘지 인근에 세운 천막에서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을 만났다. 훗날 세계적인 교회와 선교운동으로 확장된 목회의 씨앗은 그렇게 변두리의 작은 천막에서 뿌려졌다.
장혜경 총장은 조용기 목사가 남긴 중요한 유산을 외형적인 교회 성장보다 ‘절망한 사람에게 희망을 전했던 목회’에서 찾았다.
장 총장은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조용기 목사님의 가장 위대한 유산은 교회의 규모나 외형적인 성취만이 아니다”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그 희망을 다른 사람에게 전했던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의 손을 붙잡고 ‘당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외쳤던 첫 마음이 영산의 신앙이고 우리가 계승해야 할 목회정신”이라며 “학생들이 ‘나는 왜 목회자가 되려 하는가’, ‘누구를 위해 복음을 전할 것인가’를 다시 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추모 메시지를 전한 목회자들도 조용기의 업적보다 그 목회를 움직였던 내면의 동력에 주목했다.
최문홍 목사는 23세 조용기가 대조동 천막교회를 개척했던 당시를 언급하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세계적인 교회를 세우고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불같은 꿈을 품고 달려갔다”고 회고했다. 그는 “조용기 목사님의 소천으로 사역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며 “그 목회정신을 따르는 제자들을 통해 선교와 희망목회의 정신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현성 목사는 조용기의 신앙과 목회를 ‘야성·희망·성령’이라는 세 단어로 압축했다. 가난과 질병 앞에서도 현실에 주저앉지 않았던 야성,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희망, 그리고 그 모든 사역을 움직였던 성령이 조용기 목회를 이해하는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번영신학 아닌 고난을 통과한 희망의 신학”
조용기 목사의 신학적 유산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도 이어졌다.
조귀삼 목사는 조용기 신학을 단순히 ‘번영신학’으로 규정하는 평가에 선을 그었다. 폐결핵으로 죽음과 맞닥뜨렸던 청년기와 가난했던 개척 시절 등 그의 생애에서 고난을 떼어놓고 신학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젊은 시절 폐결핵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극한 상황을 경험한 사람만큼 삶과 죽음, 인간의 존재를 절실하게 고민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조용기 목사의 신학은 흔히 말하는 번영신학이라기보다 고난을 통과하며 형성된 ‘희망의 신학’으로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기 목사가 남긴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4차원의 영성을 단순한 신학 용어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삶과 목회 현장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재덕 목사는 조용기 목사의 또 다른 목회 뿌리로 ‘기도’를 꼽았다. 심 목사는 “조용기 목사님은 십자가 복음을 붙들고 새벽마다 눈물로 기도했던 영적 스승”이라며 “소천 5주기를 맞아 영산의 신앙을 이어받은 신학생들이 기도에 힘쓰며 수많은 영혼을 살리는 영적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진이 복원한 ‘청년 조용기’의 모습도 이 같은 메시지에 힘을 더했다. 권혁만 감독과 제작진은 약 900일 동안 세계 10개국에서 자료와 증언을 수집하고 1만여 개의 아카이브 자료를 살폈다. 특히 제작 막바지에 발견된 1955년 전후 조용기의 육필일기와 편지는 죽음을 두려워하던 청년이 하나님을 만나 복음전도자로 변화하는 내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됐다.
권 감독은 자신이 순복음교단 출신도 아니고 생전 조용기 목사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제작 전까지는 세계 최대 교회를 세운 목회자라는 이미지와 말년의 논란 정도가 조용기에 대해 알고 있던 전부였지만, 취재와 자료조사를 거치며 자신이 알지 못했던 조용기의 삶과 신앙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머리에는 말씀, 심장에는 성령의 불”
영화를 본 신학생들의 시선도 교회의 크기보다 목회의 출발점으로 향했다.
한 재학생은 “교과서나 설교를 통해 알았던 조용기 목사님이 아니라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고 고통받았던 한 청년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울렸다”며 “그런 절망을 직접 통과했기 때문에 훗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더욱 간절하게 희망을 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유명해지거나 큰 교회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가장 힘든 한 사람 곁에 서서 복음을 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했다”며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절망한 영혼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희망을 전하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관람을 마친 교수와 동문, 재학생들은 ‘영산 영성 계승 선언문’을 통해 조용기의 신앙적 유산을 자신들의 삶과 목회로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학부 주간 조혜지 회장, 학부 야간 이기철 회장, M.A. 과정 인혜숙 회장, M.Div. 과정 김영미 회장, D.Min. 과정 박송희 회장이 선언자로 나서 십자가 복음과 성령에 대한 순종, 말씀과 믿음, 능력보다 성품을 중시하는 목회, 병들고 낙심한 이웃을 향한 사명, 다음 세대로의 계승을 선언했다.
이들은 “우리의 힘과 지혜가 아니라 성령을 의지하겠다”며 “선배 세대가 붙들었던 십자가의 복음과 성령을 의지하는 믿음을 이어받아 우리에게 맡겨진 복음의 불을 다음 세대와 열방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선언은 한 문장으로 압축됐다. “머리에는 말씀을, 심장에는 성령의 불을, 삶에는 그리스도의 성품을, 손에는 복음의 사명을 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