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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판결문 공개인가, 제3자 정보 재유포인가
이영훈 목사 관련 민사판결문 인터넷 게시 논란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5-2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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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교계에 널리 알려진 이영훈 목사와 관련된 민사 손해배상 판결문이 인터넷 카페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판결문은 박승학 씨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이나, 판결문에는 사건 당사자의 인적사항뿐 아니라 제3자의 민감한 사건 관련 정보와 법원이 명예훼손 판단 대상으로 삼은 게시글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법적·윤리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히 자기 판결문을 공개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판결문 안에 포함된 타인의 실명, 주소, 교회 내 직책, 소송관계, 3자의 민감한 사건 관련 정보, 녹취록 관련 내용, 법원이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한 표현까지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공간에 공개됐다는 점이 쟁점이다.

유명 목회자 관련 분쟁, 판결문 공개로 다시 쟁점화

이영훈 목사는 한국 교계뿐 아니라 해외 교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와 관련된 의혹 제기와 법적 분쟁은 단순한 개인 간 다툼을 넘어 교계 안팎의 관심 사안으로 번져 왔다.

박승학 씨가 공개한 것으로 보이는 판결문은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 손해배상 사건과 관련된 문서다. 판결문에는 원고와 피고의 이름, 주소, 소송대리인, 사건번호, 판결 주문, 법원의 판단 이유, 별지 자료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박 씨는 해당 판결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그동안 제기해 온 문제의식을 다시 공론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판결문 공개 방식이 문제로 지적된다. 공개된 자료에는 판결 결과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 3자의 민감한 사건 관련 정보와 녹취록 관련 내용, 교회 관계자들의 신원이 유추될 수 있는 정보까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법원 공개 판결문은 통상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비실명 처리를 거친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사건 당사자와 제3자의 민감한 정보가 상당 부분 노출된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판결문 공개가 박 씨의 자기방어권 행사인지, 아니면 제3자 정보와 명예훼손 판단 대상 표현의 재유포인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사 법원, 일부 게시글에 명예훼손 책임 인정

해당 판결에서 법원은 박 씨의 모든 표현을 위법하다고 본 것은 아니다. 일부 피켓 문구나 표현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실 적시라기보다 의견이나 평가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해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은 특정 게시글과 관련해서는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박 씨가 20236월과 7월 작성한 일부 블로그 및 인터넷카페 게시글을 통해 허위의 적시사실을 게시했고, 이로 인해 원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원은 박 씨에게 위자료 500만 원과 지연할 시 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원고의 지위, 명예훼손 내용과 표현 방법, 전파 가능성, 게시글이 게시된 기간과 횟수 등을 종합해 위자료 액수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씨가 이 판결문과 별지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법원이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한 내용과 그 판단 대상이 된 게시글의 취지가 다시 노출됐다는 점이다. 판결문은 공적 문서의 성격을 갖지만, 그 안에 담긴 명예훼손 판단 대상 표현이 비실명 처리 없이 재공개될 경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이영훈 목사 측 주장에 부합하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박 씨의 판결문 공개는 단순한 해명 차원을 넘어 이미 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안을 다시 여론의 장으로 끌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형사사건의 구체적 사건번호와 확정 여부, 판단 내용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법원이 사실 인정한 것 아니다여의도순복음교회 반박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 법률팀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한겨레의 관련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반론보도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회 측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가단267670 판결문 8쪽의 허위성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표현은 명예훼손 소송의 입증책임 법리상 원고 측의 허위성 입증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뿐, 법원이 의혹 자체를 사실로 인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항소기간이 도과하지 않은 미확정 1심 판결이라며 확정되지 않은 단계의 판단을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자칫 명예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교회 측은 이어 관련 민사·형사 재판을 통해 동일한 의혹은 다수의 확정판결에서 반복적으로 허위사실로 판단됐다이번 사건은 핵심 당사자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 없이 단편적 자료만으로 판단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상급심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언론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적 인물 검증과 개인정보·인격권 침해의 경계

이영훈 목사가 국내외 교계에 널리 알려진 공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를 둘러싼 법적 분쟁과 의혹 제기는 일정 부분 공적 관심사로 다뤄질 수 있다. 그러나 공적 인물 검증이라는 명분이 곧바로 판결문이나 별지 자료에 포함된 제3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 녹취 관련 내용, 법원이 허위로 판단한 표현 등을 비실명 처리 없이 인터넷 공간에 게시하거나 재유포하는 것까지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이 목사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가 아니라, 그 문제 제기의 방식이 판결문 공개를 통해 제3자의 개인정보와 민감한 사건 관련 정보, 명예훼손 판단 대상 표현까지 검색 가능한 공간에 다시 유통시킨 것인지에 있다. 교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적 검증과 개인정보·인격권 보호 사이의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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