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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 국제 보훈을 ‘다음세대 기억’으로 잇다
20년 참전용사 보은 사역, 초청을 넘어 보훈의식 계승예배로 확장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6-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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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가치를 보훈의 가치로’ ① 새에덴교회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의 6·25 참전용사 보훈 사역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국제 보훈’이다. 6·25전쟁은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이었지만, 그 방어선에는 대한민국 국군만 서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함께 서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른 채 낯선 땅의 자유를 위해 참전했다. 

새에덴교회가 지난 20년 동안 유엔군 참전용사와 가족을 초청해 온 것은 자유 대한민국이 한국인만의 희생 위에 세워진 나라가 아니라, 자유를 지키려는 국제적 연대 위에 세워진 나라임을 기억하게 한다.

그러나 새에덴교회의 보훈 사역은 이제 단순한 초청과 예우를 넘어 ‘계승’의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참전용사들의 평균 연령이 90대 중후반에 이르면서, 한국교회 보훈은 더 이상 당사자를 초청해 감사하는 방식만으로 충분하지 않게 됐다. 살아 있는 참전용사를 예우하는 일과 함께, 그들의 희생을 다음세대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가 더 시급한 과제가 된 것이다.

새에덴교회는 이 문제의식을 담아 5월 10일 주일 1부부터 4부 예배까지 ‘보훈의식 계승예배’를 드렸다. 주제는 ‘보훈의식! 기억을 넘어 계승으로’였다. 민간 최대 규모의 국내외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를 20년 동안 이어온 교회가, 올해 6월 본 행사에 앞서 가정의 달 5월에 조부모 세대와 손주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보훈의식 계승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 예배의 핵심은 ‘세대 간 전수와 결단’이었다. 어린이들로 구성된 ‘천사의 소리 합창단’과 장년 찬양대가 함께 연합찬양으로 예배를 열었다. 예비역 장성 이철휘 장로의 기도, 기념영상 상영, 하무형 장로의 성경봉독, 호산나 찬양대의 ‘빛의 연대기’ 찬양이 이어졌고, 소강석 목사는 신명기 32장 7-9절을 본문으로 ‘너희는 왜 참전용사 초청을 하느냐’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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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목사는 설교에서 유대인들의 역사 교육을 언급했다. 그는 유대인 중·고교 수학여행의 주요 코스로 마사다 언덕, 통곡의 벽, 야드바셈 유대인 박물관을 들며, 유대인들이 선조들의 고난과 수치의 역사를 다음세대에게 직접 보여주고 정체성으로 새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고 전수하는 일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메시지는 곧 한국 현대사의 기억으로 이어졌다. 소 목사는 우리 민족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고난의 역사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6·25전쟁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전쟁 가운데 하나였고, 우리나라와 유엔군이 40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청소년들 가운데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새에덴교회가 20년째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이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의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지난날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다. 둘째는 자녀들에게 보은의 신앙과 보훈의 정신을 교육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한미관계 증진을 위한 민간외교 차원이다. 이는 새에덴교회의 보훈 사역이 단순한 감동 행사가 아니라 역사 기억, 다음세대 교육, 국제 관계라는 세 축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날 예배에서 주목할 대목은 ‘보훈의식 계승식’이었다. 설교와 봉헌 후, 새에덴교회는 지난 20년간 국내외 참전용사 초청행사의 발자취를 담은 회고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에는 잊혀가던 노병들을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전했던 기록과 생존 참전용사들의 메시지, 순수 민간 차원에서 이어온 약속의 시간이 담겼다. 이는 성도들에게 보훈이 과거 행사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공동체가 이어받아야 할 사명임을 확인하게 했다.

이어 장년 세대의 ‘계승 선언’과 다음세대의 ‘계승 응답’이 진행됐다. 소강석 목사와 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 장년 세대 대표들은 강단에 올라 다음세대를 향해 나라 사랑의 보훈 메시지를 전하고, 보훈의식 계승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언문은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을 지켜낸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음세대에게 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미취학 아동부터 초·중·고, 대학·청년부에 이르기까지 다음세대 대표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답했다. 이들은 “우리가 보고 배운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과 부모님의 보은 실천을 잊지 않고, 이제 우리가 그 거룩한 책임을 이어받겠다”고 다짐했다. 예배는 전 성도가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제창하며 보훈 서약을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보훈이 기성세대의 기억에 머물지 않고, 온 세대가 함께 지켜가야 할 사명임을 공동체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새에덴교회가 이처럼 계승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난 20년의 사역이 이제 전환점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시작된 참전용사 보은행사는 올해로 20년째, 횟수로는 26회째를 맞았다. 새에덴교회는 그동안 국군 참전용사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호주, 태국, 튀르키예, 필리핀,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유엔 참전 8개국 참전용사와 가족, 전사자와 실종자 가족 등 연인원 7,700여 명을 초청해 왔다. 그러나 참전용사들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해외 초청과 현지 행사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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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보훈의 미래는 ‘기억의 계승’에 달려 있다. 참전용사가 살아 있을 때 예우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이름과 증언, 사진과 영상, 눈물과 고백을 다음세대가 배울 수 있는 신앙과 역사 교육의 자료로 남겨야 한다. 새에덴교회의 보훈의식 계승예배는 바로 그 전환의 신호였다. 보훈을 행사에서 교육으로, 감동에서 결단으로, 기성세대의 기억에서 다음세대의 사명으로 옮긴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기억의 신앙이다. 교회는 성찬을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억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와 사망 아래 있던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주셨다는 사실이 교회의 감사와 예배의 중심이다. 예수님께서 “나를 기념하라”고 하신 말씀은 단순히 과거 사건을 회상하라는 뜻에 머물지 않는다. 그 은혜를 현재의 신앙 안에서 생생하게 기억하고, 삶으로 응답하라는 부르심이다.

물론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참전용사의 희생은 동일한 차원의 사건이 아니다. 십자가는 인류 구원을 위한 유일하고 결정적인 구속의 사건이다. 그러나 십자가의 은혜를 기억하는 신앙은 이 땅에서 우리가 받은 자유와 평화 역시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서 있음을 깨닫게 한다. 복음의 기억은 역사적 희생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은혜를 아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누리는 자유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안다.

그런 점에서 새에덴교회의 20년 보훈 사역과 보훈의식 계승예배는 복음의 기억을 자유의 기억으로 확장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억하는 교회가 자유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자녀 세대에게 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신앙의 응답이다. 보훈은 복음을 정치화하는 일이 아니라, 은혜를 망각하지 않는 신앙이 사회 속에서 드러나는 방식이다.

복음은 은혜를 기억하게 하고, 보훈은 희생을 기억하게 한다. 새에덴교회의 보훈 사역은 그 두 기억이 만나는 자리에서 20년 동안 이어져 왔다. 이제 그 기억은 다음세대의 입술과 손에 전해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복음의 가치를 보훈의 가치로 이어갈 때, 자유는 단순한 제도나 이념이 아니라 감사로 지켜야 할 신앙의 유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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