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 안의 참전 성도를 예배로 기억하다 > 교단/교회 > CDN Christian Daily News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교단/교회

HOME  >  교계종합  >  교단/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 안의 참전 성도를 예배로 기억하다
2012년부터 이어온 참전용사 감사예배… 보훈을 목회와 심방의 자리로 확장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6-24 21:16

본문

복음의 가치를 보훈의 가치로여의도순복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6·25 보훈 사역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교회 안의 참전 성도를 기억해 왔다는 점이다. 새에덴교회가 국내외 참전용사와 유엔군 가족을 초청하며 국제 보훈의 길을 열고, 새로남교회가 지역 참전용사를 섬기며 증언집으로 기억을 기록했다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같은 예배당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온 참전 성도들을 예배의 자리에서 예우해 왔다.

참전용사는 멀리 있는 역사 속 인물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같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찬송하고 기도하며, 한국교회 성장의 시간을 함께 지나온 성도들이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12년부터 6·25 참전용사 초청 감사예배를 이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회는 자신이 품고 있는 성도들의 삶 속에 한국전쟁의 기억이 살아 있음을 보았고, 그 기억을 예배의 언어로 다시 불러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2년부터 교회 성도 중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패와 격려금을 전달해 왔다. 2015년 보도에 따르면, 당시까지 감사패와 격려금을 받은 참전용사는 312명이었고, 그해에도 31명의 참전용사가 감사패와 격려금을 받았다. 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보훈 사역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교회 내부의 참전 성도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예우해 온 사역이었음을 보여준다.

53a8560e0089c94bfa4d051a16c441ed_1782303379_0874.jpg
<사진설명-이영훈 목사가 전종현 연로장로에게 꽃다발과 격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20216·25전쟁 71주년 감사예배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 중 생존 참전용사는 159명이었다. 이 가운데 거동 가능한 45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전종현 연로장로가 참전용사를 대표해 교회가 마련한 꽃다발과 격려금을 받았고, 예배에 함께하지 못한 참전용사들에게는 각 교구가 개별 심방을 통해 감사 인사와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 대목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보훈 사역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보훈은 행사장에 나올 수 있는 이들만을 위한 의전이 아니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참전 성도에게 직접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심방이기도 했다. 교회는 참전용사를 국가유공자로만 대하지 않았다. 그들을 한 사람의 성도, 한 가정의 어른, 한 교구의 구성원으로 기억했다.

2024년 제74주년 6·25전쟁을 맞아 드려진 참전용사 초청 감사예배도 같은 흐름 위에 있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올해로 13번째 감사예배를 드리며 참전용사 대표에게 감사패와 격려금을 수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굴 생존자 93명 중 23명이 참석했다. 숫자의 변화는 참전용사 고령화라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2년 무렵 300명을 넘었던 교회 내 참전용사 규모는 시간이 지나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보훈은 감사예배를 중심으로 한다. 예배는 기독교 공동체가 가장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자리다. 그 자리에서 참전용사를 소개하고, 감사패와 격려금을 전달한다는 것은 그들의 희생을 교회의 공적 기억 안에 새긴다는 뜻이다. 성도들이 함께 보는 자리에서 참전용사에게 감사를 표하는 일은 다음세대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남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영훈 목사는 감사예배에서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2021년 감사예배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유엔군을 포함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음을 언급하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며 평화통일의 날이 오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보훈은 이 지점에서 평화통일 기도와 연결된다. 전쟁의 기억은 증오를 반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고 준비하기 위한 기억이다.

53a8560e0089c94bfa4d051a16c441ed_1782303265_467.jpg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보훈 사역은 오순절 신앙의 목회적 성격과도 맞닿아 있다. 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 일어난 대한민국의 회복, 가난한 이들의 눈물과 기도, 병든 자와 상처 입은 자를 향한 치유의 복음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역사와도 연결되어 있다. 교회 안의 참전 성도를 예우하는 일은 과거의 전쟁을 기념하는 일을 넘어, 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재건과 한국교회의 성장 속에 함께 서 있었던 성도들의 삶을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록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12년부터 이어온 감사예배와 교구별 심방은 한국교회 보훈 사역의 중요한 목회 모델이다. 그러나 참전 성도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감사예배의 기록을 넘어 개인의 증언과 신앙 여정, 전쟁 경험, 가족 이야기까지 남기는 일이 시급하다. 참전 성도의 이름, 사진, 영상, 감사패 수여 기록, 설교와 기도문, 심방 기록을 모으면 한 교회의 보훈 아카이브가 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은 기억의 신앙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억하며 예배한다. 죄와 사망 아래 있던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의 희생은 교회의 감사와 찬양의 중심이다. 물론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참전용사의 희생은 동일한 차원의 사건이 아니다. 십자가는 인류 구원을 위한 유일한 구속 사건이다. 그러나 그 은혜를 기억하는 신앙은 이 땅에서 누리는 자유와 평화 역시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깨닫게 한다.

그런 점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참전용사 감사예배는 복음의 기억을 교회 안의 보훈으로 확장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참전 성도를 예배의 자리에서 기억하고, 거동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교구별 심방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은 자유의 은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는 교회의 목회적 응답이었다.

복음은 은혜를 기억하게 하고, 보훈은 희생을 기억하게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보훈 사역은 그 두 기억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만난 사례다. 한국교회가 복음의 가치를 보훈의 가치로 이어갈 때, 보훈은 국가의 의전을 넘어 성도의 삶을 기억하고 돌보는 목회의 언어가 된다.

 

기사 공유하기
추천 0